"집보다는 땅"…올해 토지시장 기상도는 '맑음'

16조 넘는 보상금에 규제도 덜해 뜨거울 듯

올해 토지시장 기상도는 '맑음'이다. 정부의 주택·오피스텔·상가 규제 강화로 갈 곳 잃은 자금이 땅으로 몰릴 가능성이 큰데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토지 보상금 유입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세종·부산·제주 등 개발 수요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땅 값 상승폭(2017년 11월 누적 기준)은 전년(2.70%)보다 더 큰 3.548%로 집계됐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2012년(0.956%)부터는 상승 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땅 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세종시(6.322%)로 조사됐다. 이어 부산(5.974%), 제주(4.955%), 대구(4.178%), 서울(3.957%) 등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거래량(301만8475필지) 역시 1년 전(299만5159)보다 약 1%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155만4000필지)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0.4% 급증했다.

토지 경매시장도 뜨거웠다. 지난해 법원 경매에서 토지 낙찰가율 상승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연속 68%대 머물던 토지 경매 낙찰가율은 2017년 들어 7.1%포인트 상승한 76.0%를 기록했다. 7년 만에 낙찰가율 70%를 돌파한 것이다.

국토부 부동산평가과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로 시중 유동 자금이 부동산에 몰려있는데다, 정부의 잇단 규제가 주택시장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토지 시장에 투자자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 올해 토지시장에 훈풍이 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땅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세종시 전경.


대형 개발지 주변 등 지역별 훈풍 예상

올해도 토지시장에는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갈 곳을 잃은 시중 부동자금이 토지로 옮겨 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주택시장에는 지난해부터 연일 쏟아지는 각종 정부 규제와 금리 상승, 입주 대란 등 순항을 방해하는 적잖다. 실제로 지난해 8·2 대책 발표 후 주택시장이 가라앉았을 때 법원 경매에서 토지가 큰 인기를 끌었다. 길을 끼고 있지 않은 맹지까지 감정가의 수배에 팔리기도 했다.

지난해 8월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에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산147의 3 맹지 35.8㎡가 낙찰가율 252%를 기록했다. 감정가 4546만6000원에 나와 1억1455만원에 팔렸다. 앞선 지난해 8월 7일 경북 성주의 1203㎡ 규모 땅은 응찰자 37명이 경쟁 끝에 낙찰가율 937%에 팔렸다.

수익형 부동산의 대장주인 오피스텔·상가시장도 편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달부터 조정지역에서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소유권 이전등기시까지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고 거주자 우선분양(20%), 대출규제 등이 적용된다. 상가 역시 금리 인상, 부동산 임대업자 여신심사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대출 규제 등의 영향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아파트·수익형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토지에 투자자의 관심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그린벨트를 풀어 택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에 불을 지폈다. 올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를 전후로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 개발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토지 투자에 관심을 키우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역대급' 토지 보상금이 풀려 적잖은 영향을 줄 예정이다. 부동산개발정보업체 지존에 따르면 올해 토지보상이 이뤄지는 산업단지·공동주택지구·경제자유무역 등 공공사업지구는 총 92곳으로, 약 14조9200억원이 보상금으로 지급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매년 정부가 집행하는 사회간접자본(SOC) 토지보상금(약 1조5000억원)을 감안하면 전체 보상금 규모는 16조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12년(17조 원)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다.

올해 보상이 차질 없이 이뤄질 경우, 보상금을 탄 사람들이 주변 지역에 다시 땅을 사는 이른바 ‘대토(代土)’로 인해 땅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사업으로 토지를 수용 당한 경우 수용토지 반경 20㎞ 안팎에 같은 종류의 토지를 구입하면 취득세 면제 등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개발지 인근 토지를 사는 ‘대토 매입’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올해 4월부터 청약조정지역 내 양도소득세가 중과되는 등 주택시장의 규제 정책으로 토지보상금이 주택보다는 주로 토지·상가 등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무술년에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호재가 있는 세종을 비롯해 각종 개발이 예정된 부산·제주 등 토지 시장이 주목 받을 것으로 내다본다. 세종은 공공기관 추가 이전 기대감과 제6생활권 개발 등이 토지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해운대구에 조성 중인 엘시티(LCT)와 센텀2지구,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개발 등이 투자 수요로 이어질 전망이다. 제주도는 제2공항, 신화역사공원, 광역복합환승센터, 영어교육도시 등 예정된 개발이 많다. 

꼼꼼한 현장 확인 필수, 대출은 삼가야

그러나 주의할 점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토지 투자는 큰 자금이 드는 만큼 특히 정보 수집이 중요하다. 발품을 팔아서 현지 부동산을 확인하고 물건의 권리분석을 꼼꼼하게 해야 한다. 등기부등본, 토지대장, 지도만 믿지 말고 현장에 가봐야 지장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지적도와 현장이 다를 수도 있다.

투자 가치가 있는 땅을 보는 안목 또한 중요하다. 토지는 용도지역, 도시계획, 토지 모양, 규제 정도에 따라 투자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토지는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대출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토지는 주택과 달리 경매 낙찰가의 80% 가까이 대출 받을 수 있지만, 수요층이 주택에 비해 두텁지 않아 원하는 시기, 원하는 수준의 가격으로 현금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수요인지 투자 목적인지 미리 선을 긋는 것도 바람직하다. 귀농 목적이라면 대지, 전답을 고르고 장기 투자 목적이면 임야 등에 눈을 돌려도 된다. 지존 관계자는 “정부 대책으로 인해 올해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지만 시중 유동자금의 마땅한 대체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토지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토지 투자도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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